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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을 엎었을 뿐인데 폭행죄? 비접촉 폭행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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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사무실로 한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회사 동료와 말다툼 끝에 화를 못 이기고 양손으로 책상을 뒤집어엎었는데, 며칠 뒤 폭행죄로 고소를 당하셨다는 겁니다.

"변호사님, 사람을 때린 것도 아닌데 폭행이 맞나요?"

손을 떨며 물어오시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사실 비슷한 상담을 적지 않게 받습니다. 손이 직접 닿지 않았어도 폭행이 될 수 있는지, 그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헷갈려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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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런 사안에 대법원이 의미 있는 판단을 내놓았습니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3도5440 판결, 파기환송).

사건은 어떻게 시작됐나

피고인은 피해자와 시비하던 중 화가 나 양손으로 앞에 놓인 책상을 피해자가 서 있던 방향으로 뒤집어엎었습니다.
피해자에게 직접 손을 댄 것은 아니었지만, 책상이 넘어지면서 파편 일부가 피해자에게 튀었고 피해자는 놀라고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폭행죄(=사람의 신체에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는 죄)로 기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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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2심 법원)은 유죄로 봤습니다. 근거는 ①피고인과 피해자의 거리가 가까웠던 점, ②피고인의 시선이 피해자를 향해 있었던 점, ③책상 파편이 피해자에게 튄 점, ④피해자가 위협을 느낀 점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판단처럼 보입니다.

폭행죄의 핵심 기준은 '신체'

대법원이 짚은 출발점은 분명합니다. 폭행죄가 보호하려는 것은 사람의 '신체의 완전성'이지, 마음의 불안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누군가를 놀라게 하거나 겁먹게 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폭행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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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신체에 직접 닿지 않아도 폭행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접촉 사안에서는 다음 요소들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고 합니다. ①행위가 신체를 향한 것인지(신체지향성), ②피해자 신체에 미친 위험성의 정도와 직접성, ③행위자와 피해자의 공간적 근접성, ④행위의 목적과 의도, ⑤행위의 태양과 수단, ⑥당시 정황과 피해자에게 가해진 고통입니다. 이 기준은 종전 대법원 2016도9302 판결, 2017도21374 판결에서도 이어져 온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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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무죄로 본 이유

대법원은 같은 사실관계를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봤습니다. 피고인이 책상을 뒤엎은 방향이 피해자 쪽이 아니라 다른 책상으로 막혀 있던 쪽이었다는 점, 피해자의 위치와 책상이 넘어진 방향을 함께 고려하면 피해자의 신체에 실제로 위험이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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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책상을 엎는 행위 자체가 피해자를 놀라게 하거나 겁을 준 측면이 있더라도, 그 점만으로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몸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의도(=폭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결론이지요.

대법원은 이런 이유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돌려보냈습니다(파기환송).

실생활에서 무엇을 챙겨야 할까

비슷한 상황에 놓이셨다면 두 가지를 꼭 기억해 두세요.

첫째, 화가 난다고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는 행동은 그 자체로는 형법상 폭행이 안 되더라도 손괴죄나 업무방해죄가 될 수 있습니다. 결과가 가볍다고 안심하실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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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만약 비접촉 행동으로 폭행 고소를 당하셨다면 당황하지 마시고 ①행위가 향한 방향, ②피해자와의 거리와 동선, ③실제 신체에 닿거나 위험이 미쳤는지, ④행위 직후의 정황을 차분히 정리해 두십시오. 사진, CCTV, 현장 도면, 목격자 진술 같은 객관적 자료가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이런 정황 자료가 결국 법원 판단의 갈림길이 됩니다.

정리하며

이번 판결은 "직접 때리지 않으면 무조건 무죄"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단순히 놀라게 했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는 일은 없도록, 법원이 신중한 잣대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사건이지요. 비슷한 일로 마음 졸이고 계신다면 너무 걱정만 하지 마시고, 행위의 방향과 정황을 정리한 뒤 차근차근 대응해 보시기 바랍니다. 혼자 끙끙 앓기보다 가까운 변호사와 한 번 짚어보시는 것만으로도 막연한 불안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의뢰인의 입장에서 함께 길을 찾아드리는 일, 늘 그 자리에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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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소개된 사례의 결과는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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