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자지갑에 잘못 송금된 알 수 없는 비트코인(가상화폐), 쓰면 처벌받을까?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계좌에 착오송금된 금전을 함부로 써버리면 횡령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설명드렸습니다.
관련 글 — 내 계좌에 입금된 알 수 없는 돈, 쓰면 처벌받을까?
오늘은 유사한 사안으로,
수년 전부터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 가상화폐가 착오송금된 경우
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날 자신의 가상화폐 거래소 전자지갑에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상화폐가 송금된 경우 이를 환전하거나 사용해도 되는 걸까요?
위 사안이 형사처벌 받는다면 검토할 수 있는 죄목은
횡령죄, 배임죄
라고 할 것입니다.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 타
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에 처한다.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
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즉, 위 사안에 대해
횡령죄
가 성립하려면,
가상화폐를 법정화폐와 마찬가지의 재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가상 전자지갑에 착오송금이 이루어진 경우 송금을 받은 사람에게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합니다.
배임죄
가 성립하려면,
가상화폐가 재산상의 이익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상 전자지갑에 착오송금이 이루어진 경우 송금을 받은 사람에게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지위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합니다.
이를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 법이
“가상화폐”를 “법정화폐(일반적인 돈)”와 비교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판례는
가상자산, 즉 가상화폐는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지만,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고 동일하게 보호할 필요성이 있지 않다
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
가상자산
은 국가에 의해 통제받지 않고 블록체인 등 암호화된 분산원장에 의하여 부여된 경제적인 가치가 디지털로 표상된 정보로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도9855 판결 참조). 가상자산은 보관되었던 전자지갑의 주소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 그 주소를 사용하는 사람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고, 거래 내역이 분산 기록되어 있어 다른 계좌로 보낼 때 당사자 이외의 다른 사람이 참여해야 하는 등 일반적인 자산과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은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관련 법률에 따라 법정화폐에 준하는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고 그 거래에 위험이 수반되므로,
형법을 적용하면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
판례는
착오로 가상화폐를 이체받은 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고 보았습니다.
“
가상자산 권리자의 착오나 가상자산 운영 시스템의 오류 등으로 법률상 원인관계 없이 다른 사람의 가상자산 전자지갑에 가상자산이 이체된 경우
,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자는 가상자산의 권리자 등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당사자 사이의 민사상 채무에 지나지 않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사람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가상자산을 보존하거나 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고 피고인은 어떠한 경위로 이 사건 비트코인을 이체받은 것인지 불분명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주체가 피해자인지 아니면 거래소인지 명확하지 않다.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사람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
지난 시간에 살펴본 바와 같이,
일반적인 금전이 계좌로 착오송금된 경우
에는
착오송금자와 이체 받은 자 사이에 ‘위탁관계’에 대하여 꼭 계약이나 기타 거래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어도 사무관리나 관습, 조리, 신의칙에 비추어 ‘위탁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
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상자산의 착오송금
에 있어서는 “
원인불명으로 재산상 이익인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자가 가상자산을 사용·처분한 경우
이를 형사처벌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착오송금 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한 판례(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891 판결 등 참조)를 유추하여
신의칙을 근거로 피고인을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비트코인 등의 블록체인 가상자산(가상화폐)이 자신의 거래소 가상 전자지갑에 가상자산 권리자의 착오나 가상자산 운영 시스템의 오류 등으로 법률상 원인관계 없이 이체되어 들어온 경우, 해당 가상자산을 자신의 다른 계정으로 이체하거나 환전하여도 횡령죄, 배임죄로는 처벌받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에서도 해당 사안은 대법원까지 갔지만 결국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 가상화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만큼, 특히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하여 법적 문제로 번지는 사안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살펴본 법정화폐 착오송금 문제와 함께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알아두시면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부당이득금반환, 사기, 횡령, 배임 등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에 대하여 문의사항이 있으시거나 실제로 관련 사건에 연루되어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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