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배우자 이혼청구, 원칙은 불가지만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


의외로 유책배우자(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쪽)도 이혼청구를 할 수 있는지 묻는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 원칙과 예외, 그리고 의뢰인이 절차 시작 전에 정리해야 할 부분을 짧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결과부터 — 원칙은 기각, 예외는 세 갈래
대법원의 원칙은 분명합니다.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하면 법원은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책임 있는 쪽이 일방적으로 혼인을 해소하는 결과가 비유책 배우자에게 가혹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외가 인정되는 흐름이 존재합니다. 첫째는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진 경우입니다. 둘째는 혼인 파탄 이후 오랜 시간이 흘러 혼인이 사실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경우입니다. 셋째는 유책의 정도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상당히 희석되었고, 비유책 배우자 측에도 일부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저 또한 의뢰인의 사건을 맡으면서, 이 세 가지 흐름 중 어디에 가까운지를 가장 먼저 가늠합니다. 예외 인정 여부가 결국 청구의 성패를 가르는 관문이기 때문입니다.
흐름의 출발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다듬어 온 기준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은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의 반대의견과 별개의견에서 예외 인정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고, 이후 하급심에서 구체 사건별로 예외가 좁고 정밀하게 인정되어 왔습니다.

핵심은 "비유책 배우자의 보호"와 "현실에서 형해화(껍데기만 남아 있음)된 혼인의 해소"라는 두 가치의 균형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 사안일수록 법원의 판단도 한쪽으로 쏠립니다. 이 균형 감각을 의뢰인이 미리 잡고 있어야 변호인과 함께 어떤 사실을 보강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사례로 보는 분기점
첫 번째 사례를 들어보면, 한 의뢰인은 외도로 별거를 시작한 지 8년이 지난 뒤 이혼을 청구했습니다.
그 사이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송금하고, 자녀들과의 면접교섭도 지속해 왔으며, 상대방도 새로운 생활 기반을 다른 도시에 마련한 상태였습니다. 법원은 혼인이 사실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아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정반대였습니다.
다른 의뢰인은 외도와 가출이 드러난 지 2년 만에 이혼을 청구했고, 비유책 배우자는 가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양육비 지급도 일정하지 않았고, 자녀 면접교섭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청구인에게 있고 그 책임이 희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비슷한 외형이라도 시간·생활·책임의 누적이 결과를 정반대로 가른 사례입니다.

의뢰인이 정리해 둘 한 가지
유책배우자 이혼청구를 검토하는 의뢰인이라면 정리해 둘 한 가지가 있습니다.
별거가 시작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양육비·생활비·면접교섭이 어떻게 이행되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한 표입니다. 입금 내역, 자녀와의 만남 기록, 상대방과의 문자·메신저 흐름이 함께 묶이면 가장 좋습니다.
이 표 한 장은 예외 인정 여부를 다투는 가장 강력한 자료가 됩니다.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의뢰인이 준비한 만큼 변호인이 다툼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례마다 흐름이 다르고, 자신의 사안이 어디에 가까운지를 차분히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첫걸음이 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담고 있으며, 구체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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