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얼굴 보기 싫을 때 이혼법(비대면, 대리출석)

안녕하세요. 의뢰인의 입장에 서서 최선을 다하는 권우상 변호사 사무실입니다.
얼마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시려는데, 아버지 얼굴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하세요. 변호사님이 대신 법원에 가줄 수는 없나요?"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사실 이런 문의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바로 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혼을 원하지만, 만남은 원하지 않는 마음
이혼이라는 결심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힘든 게 있습니다. 법원에서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성범죄 피해가 있었던 경우, 오랜 기간 정서적 학대를 겪은 경우, 혹은 단순히 감정적으로 더 이상 대면이 불가능한 경우까지. 이유는 다양하지만 마음은 하나입니다. "제발 그 사람을 안 보고 끝내고 싶다."
이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고, 법적으로도 방법이 있습니다.
"협의이혼은 대리 출석이 된다" vs 실제 법원의 원칙
여기서 많은 분이 착각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협의이혼(부부가 서로 합의해서 하는 이혼)은 변호사가 대신 출석할 수 없습니다. 자녀도 안 됩니다.
부부 두 사람이 동시에 법원에 나가서, 판사 앞에서 직접 이혼 의사를 밝혀야 합니다. 이게 법이 정한 원칙입니다.

쉽게 말해, 운전면허 시험을 다른 사람이 대신 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본인 확인이 핵심인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한쪽만 변호사를 세우고, 다른 한쪽은 직접 가는 방식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즉 "한 분만 대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협의이혼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서로 마주치지 않아도 되는 길, 조정이혼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대면을 원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조정이혼(법원에서 조정위원회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이혼 방식)이라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조정이혼은 변호사가 당사자를 대리해 법원에 출석할 수 있습니다.

부부 두 분 다 법원에 한 번도 가지 않을 수도 있고, 한 분만 가시고 상대방은 변호사가 대신하는 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칠 일이 없습니다.
어떤 분은 조정이혼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협의이혼이 안 되니 이혼 자체를 포기하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가 큰 차이를 만듭니다.
협의이혼으로 끝났다고 안심하면 생기는 일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렵게 협의이혼에 성공했더라도, 그 뒤가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위자료(상대방의 잘못으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금)나 재산분할(혼인 기간 동안 함께 모은 재산을 나누는 것)에 대해 구두로만 약속하고 넘어갔다가, 이행이 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이혼은 됐는데, 약속한 돈은 받지 못하는 상황. 결국 위자료 청구 소송이나 재산분할 소송을 따로 제기해야 합니다. 제가 봐도 "처음부터 한 번에 정리할 걸" 하고 후회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조정이혼이나 재판이혼의 경우에는 이혼 절차 안에서 위자료와 재산분할까지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레시피의 재료를 처음부터 다 준비해두고 요리를 시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중간에 빠진 재료를 사러 다시 나가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맡은 사건은 끝날 때까지 제가 직접 진행합니다. 이혼만 끝내는 게 아니라, 위자료와 재산분할까지 마무리되어야 진짜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협의이혼은 본인 출석이 원칙이고, 대리 출석은 불가능합니다. 대면을 피하고 싶다면 조정이혼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혼 절차를 선택할 때, 위자료와 재산분할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구조인지를 꼭 확인하시길 권고드립니다.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인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전문가와 함께 점검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1. 협의이혼 숙려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3개월, 없는 경우 1개월입니다. 이 기간이 지나야 법원에 출석해 이혼 의사를 확인받을 수 있습니다.
Q2. 조정이혼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쌍방이 합의 의사가 있는 경우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위자료나 재산분할에 대한 이견이 크면 기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Q3. 성범죄 피해로 이혼하는 경우 위자료가 더 높아지나요?
배우자의 성범죄가 이혼 사유가 되는 경우, 유책 정도(잘못의 크기)에 따라 위자료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금액은 법원이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혼이라는 단어 앞에서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결심이 아니라 두려움일 때가 많습니다. 상대방을 다시 마주해야 한다는 부담이 그 두려움을 더 키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나지 않고도 끝낼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길이 있다는 걸 아는 것입니다.
#협의이혼
#조정이혼
#이혼위자료
#이혼재산분할
#이혼절차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원문: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