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의 황당한 요구

안녕하세요. 의뢰인의 입장에 서서 최선을 다하는 권우상 변호사 사무실입니다.
이별 뒤에도 정리되지 않는 문제 때문에 마음이 무거우신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헤어진 뒤 갑자기
"사준 거 다 돌려달라"는 연락
을 받으면, 억울하면서도 혹시 법적으로 줘야 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지실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법적 의무이고 무엇이 아닌지, 차근차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상담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상황
약 1년 2개월간 교제한 전 남자친구가,
교제 중 사준 명품 가방·옷 등의 선물과 기념일에 송금한 현금, 심지어 어머니께 드린 어버이날 선물까지 모두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상대방은 "결혼할 여자라고 생각하고 사줬으니 예물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양가 상견례나 결혼 날짜 확정은 없었고, 두 사람 사이에서 결혼을 다짐한 정도의 교제였습니다. 교제 중 상대의 폭력적 태도가 있었고, 결국 질문자 측에서 이별을 통보한 상황입니다.

핵심 사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교제 기간은 약 1년 2개월이며, 양가 부모님께 개별 인사는 했으나 양가 상견례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혼 날짜·예식장 예약 등 구체적 혼인 준비는 없었고, 상대는 명품 선물·기념일 현금 송금·어머니 선물까지 전부 반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교제 중 상대의 폭력적 언행이 있었으며,
이별은 질문자 측에서 먼저 통보
했습니다.
"결혼 생각하고 사줬다"고 해서 돌려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가장 많이 하시는 오해가 이 부분입니다. 연인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준 선물
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법적으로 증여에 해당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알아서 사줬지만, 헤어졌으니 돌려달라"는 것은 법적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상대가 "예물"이라고 주장하려면, 먼저 두 사람 사이에 약혼 관계가 성립했어야 합니다.
법원은 약혼을 인정할 때 양가 가족이 함께 모인 상견례가 있었는지, 결혼 날짜를 정하거나 예식장을 예약했는지, 혼인을 전제로 한 구체적 준비 행위가 있었는지를 살핍니다. 단순히 "결혼하자"는 말을 주고받은 정도로는 약혼으로 인정되기 어렵고, 약혼이 아니라면 선물은 예물이 아닌 일반 증여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더 나아가, 설령 약혼 관계가 인정되더라도 약혼 파기에 책임이 있는 쪽에서는 자신이 준 예물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오래된 입장입니다. 교제 중 상대의 폭력적 태도가 있었다면, 이 부분이 약혼 파기의 귀책사유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빼빼로데이 송금, 어머니께 드린 선물도 돌려줘야 하나요?
기념일에 맞춰 상대가 자발적으로 보낸 현금 송금은 그 목적과 시점을 볼 때 증여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빌려준 돈"이 아니라 "기념일 선물로 보낸 돈"이기 때문입니다. 어버이날에 어머니께 드린 꽃과 용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사후적으로 "헤어졌으니 돌려달라"고 하는 것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중고로 팔아서 돈을 보내라"는 요구 역시 법적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입니다. 이런 요구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압박에 못 이겨 임의로 돈을 보내시면 오히려 나중에 추가 분쟁의 빌미가 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복적으로 연락이 온다면, 증거를 남겨두세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연락 내용을 빠짐없이 보존하는 일입니다
. 카톡·문자·통화 녹음 등을 캡처하거나 저장해 두시기 바랍니다. 반복적인 금전 요구, 압박성 연락, 위협적 표현이 동반되면 이 자체가 별도의 법적 문제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서면만으로 부족하면, 실제로 어떤 지점이 문제인지 확인한 다음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결국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는 길입니다.

혼자 끌어안고 계시면 지치기만 합니다.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니, 연락 내역과 선물 관련 자료를 정리하신 뒤 한 번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고드립니다.
법률용어로 정리하는 실질적 대응 방안
본 사안에서 상대방의 선물 반환 요구에 대한 법적 대응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됩니다.

첫째, 증여 법리에 기한 반환 거부입니다.
연인 관계에서 자발적으로 제공된 물품·금전은 민법 제554조 증여계약에 해당하며, 이행이 완료된 증여는 원칙적으로 해제가 불가합니다(민법 제558조). 상대방이 "결혼을 조건으로 한 증여(조건부 증여)"를 주장하더라도, 혼인 성립을 정지조건으로 한 명시적 약정(각서·문자 등 객관적 증거)이 없다면 조건부 증여로 인정되기 어렵고, 단순한 내심의 동기는 법률상 조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둘째, 약혼 예물 반환 청구에 대한 항변입니다.
설령 약혼 관계가 인정되더라도, 약혼 파기에 귀책사유가 있는 당사자는 자신이 제공한 예물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대법원 76므41,42). 교제 중 상대방의 폭력적 언행이 약혼 해제의 유책사유로 인정될 경우, 상대방의 부당이득반환청구(민법 제741조)는 기각될 수 있습니다.
셋째, 상대방의 반복적 금전 요구에 대한 역대응입니다.
지속적·반복적으로 금전을 요구하며 압박하는 행위는 그 정도에 따라 강요죄(형법 제324조), 공갈죄(형법 제350조), 또는 스토킹처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를 통해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부당한 요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연락 내역·녹음 등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해 두면 향후 고소 또는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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