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개인키(Private key) 제출을 요구한다면, 가상자산 압수·몰수에 대처하는 법

"안녕하세요. 의뢰인의 입장에 서서 현장을 뛰는 권우상 변호사입니다."
어느덧 찬 바람이 가시고 코끝에 봄기운이 서리는 3월입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이지만, 예상치 못한 형사 사건에 휘말려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의뢰인분들을 뵈면 제 마음도 참 무겁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복잡한 법리 문제
로 밤잠 설쳐가며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변호사님, 비트코인은 실물도 없는데 경찰이 뺏어갈 수 있나요?", "제 개인키(Private Key)를 안 알려주면 어떻게 되나요?"

오늘 이 질문들에 대해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25모45 결정을 중심으로, 현장을 발로 뛰는 저 권우상이 명쾌하고 따뜻하게 답해드리겠습니다.
1. 비트코인, 이제 법적으로 '확실한' 압수 대상입니다

많은 분이 "코인은 데이터일 뿐인데 어떻게 압류하느냐"고 묻습니다.
최근 대법원(2025모45 결정)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을 아주 명확하게 정리했습니다.
* 가상자산의 본질: 경제적 가치를 지닌 전자적 증표(가상자산법 제2조 제1호).
* 지배 가능성: 전자지갑에 저장된 개인키(Private Key)를 통해 보유자가 독점적·배타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
* 결론: 비트코인은 독립적으로 관리와 거래가 가능하므로, 형사소송법상 증거물이나 몰수 대상인 '압수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가상자산의 실체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유체물(물건)이 아니더라도 '전자정보'로서 압수가 가능하다는 점이 대법원 판결로 쐐기가 박혔습니다. 즉, 범죄와 연루되었다고 판단되면 여러분의 전자지갑에 있는 코인도 국가가 가져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죠.
2. 왜 개인키(Private Key)가 수사의 핵심일까?

비트코인 수사에서 경찰이 가장 혈안이 되어 찾는 것이 바로 개인키입니다. 왜일까요? 비트코인은 은행 계좌처럼 금융기관이 비밀번호를 초기화해주거나 강제로 이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비트코인 보유자가 개인키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이 개인키를 확보해야만 해당 비트코인을 수사기관 명의의 전자지갑으로 옮겨올(압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의뢰인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지점이 발생합니다. "내 비밀번호를 내가 알려줘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는 헌법상 보장된 진술거부권과 수사기관의 강제수사권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
입니다.
3. 현장에서 본 '개인키 제출 요구',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제가 경찰서 조사실에 동석해보면, 수사관들은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아주 강압적으로 개인키 제출을 요구하곤 합니다. 심지어 "협조하지 않으면 증거인멸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는 무서운 말도 서슴지 않죠.
하지만 여러분, 당황해서 무턱대고 모든 것을 내어줄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의뢰인을 지키는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영장의 범위를 확인하십시오
압수수색 영장에는 압수할 물건과 장소가 특정되어 있습니다.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지갑이나 정보까지 요구한다면 이는 명백한 별건 수사입니다. 제가 현장에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하여 수사 범위를 제한할 것입니다.
② 진술거부권의 행사 여부를 판단하십시오
개인키를 알려주는 행위는 일종의 진술과 유사한 성격이 있습니다. 본인에게 불리한 정보를 강제로 말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최근 법원은 개인키가 담긴 종이나 USB 자체를 압수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보기에, 물리적 매체를 뺏기는 것과 '비밀번호를 입으로 말하는 것'은 법적으로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③ '혼합된 자산'의 분리 대응
가장 억울한 경우가 이것입니다. 범죄 수익으로 의심받는 코인과 여러분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직접 투자한 코인이 한 지갑에 섞여 있는 경우죠. 수사기관은 통째로 압수하려 하겠지만, 저는 의뢰인의 정당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 자금 출처를 분석하고 소명 자료를 준비해 '압수 대상 제외' 신청을 강력히 진행합니다.
4. 가상자산 압수·몰수 대응 실무 가이드

갑작스러운 수사에 대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3가지 체크리스트입니다.
[ ] 개인키(Seed Phrase) 보관 형태 확인: 종이에 적어두었는지, 별도 저장매체에 있는지 확인하세요. 수사기관은 이 '물리적 매체'를 찾으려 할 것입니다.
[ ] 거래소 및 지갑 내역 정리: 어떤 코인이 언제,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소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당한 투자 수익임을 입증하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 ] 전문가 조력 타이밍: 가상자산 수사는 초기 '전자정보 복제(이미징)' 단계에서 참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 변호사가 없으면 여러분의 사생활 정보까지 모두 수사기관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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